베일에 싸인 롯데 몸통, ‘L투자회사’ 정체는

베일에 싸인 롯데 몸통, ‘L투자회사’ 정체는

입력 2015-08-05 13:53
수정 2015-08-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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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핵심지분을 사실상 나눠 보유하고 있는 알파벳 ‘L’자로 시작되는 일본 투자회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홀딩스이다.

그렇지만 사실상 ‘L투자회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12번까지 번호를 쓰는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72.65%를 쪼개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쥰샤(光潤社)는 5.45%, 일본패미리는 2.11%를 각각 갖고 있다.

L투자회사의 정체는 완전히 불분명하고 모호하다.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을 정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L투자회사들에 대해 한국 롯데에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L투자회사들의 소유주가 결국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실질적 주인일 수 있다는 말이다.

모두 신 총괄회장의 차명회사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 롯데를 독차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고준샤가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을 합쳐도 지분율이 24.5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L투자회사의 정체가 일부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롯데알미늄은 최대주주(34.92%)인 ‘L제2투자회사’의 주소를 일본국 도쿄(東京)도 시부야(涉谷)쿠 하츠다이(初台) 2-25-31로 밝혔다. 그룹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실시한 기업재편시, 과자판매업을 영위하던 롯데상사로부터 분리된 투자부문으로 설립된 회사라고 설명한 바 있다.

L투자회사의 정체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은 지분구조를 복잡하게 해 특정 세력이 회사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신 총괄회장의 폐쇄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근대적이고 제왕적인 기업 지배구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국세청이 현재 롯데 계열사,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를 호텔롯데로까지 확대할 경우에는 L투자회사들의 베일이 벗겨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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