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공포, 치약까지 일파만파

가습기 살균제 공포, 치약까지 일파만파

입력 2016-09-27 11:13
수정 2016-09-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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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가습기살균제 성분’ 함유 치약 간판
불꺼진 ’가습기살균제 성분’ 함유 치약 간판 27일 오전 서울의 한 마트 매장에서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검출된 치약 브랜드의 간판에 불이 꺼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브랜드의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화학물질이 들어간 생활용품 전반에 대해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치약에도 가습기 살균제 속 문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약에 허용되지 않은 원료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등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문제 성분 함량이 극히 적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정부와 업체의 늑장 대응과 책임 떠넘기기를 목격해온 소비자들은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 치약 속 CMIT·MIT 정말 무해한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후레쉐포레스트치약’, ‘송염본소금잇몸시린이치약’ 등 치약 11종은 CMIT/MIT가 함유된 ‘소듐라우릴설페이트’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는 물질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치약 보존제로 CMIT/MIT 사용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 치약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보존제는 방부제와 같은 개념으로 제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에서는 치약 속 CMIT/MIT 함량을 최대 15ppm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의 해당 제품에는 CMIT/MIT가 0.0022∼0.0044ppm 함유돼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치약 제조 공정에서 보존제로서 CMIT/MIT를 직접 투입한 것이 아니라, 여러 원료 중 하나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의 보존재로 CMIT/MIT가 사용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치약 속에 CMIT/MIT 성분이 잔류하긴 하지만 그 함량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CMIT/MIT가 일정 함량 이하로 포함된 치약이 유해하지 않다면서 법으로는 금하는 이유에 대해 “치약을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면서 표준제조기준을 통해 꼭 필요한 보존제만 사용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해온 것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치약에 사용이 가능한 파라벤도 허용함량 기준 때문에 2∼3년 전 크게 논란이 됐을 정도로 국민이 구강 사용 제품에 민감한 편”이라며 “우리나라는 치약 속 파라벤 함량 기준을 국제 수준(0.4%)보다 엄격한 0.2% 이하로 정할 정도로 치약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의 유해 성분 사실을 처음으로 적발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에 해당 원료를 납품한 미원상사는 CMIT/MIT가 함유된 원료물질 12개를 애경산업, 코리아나화장품 등에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이 의원실과 해당 업체 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 아모레퍼시픽 “문제 제품 전량 회수…환불·교환 가능”

업계에 따르면 연간 치약 시장 규모는 약 2천억원으로 LG생활건강(41.2%)에 이어 아모레퍼시픽(25.6%)과 애경(17.8%) 순으로 점유율이 높다.

브랜드별 점유율은 LG생활건강 페리오(27.9%)가 가장 높고 이번에 문제가 된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20.1%)이 그다음으로 높다. 이어 애경 2080(17.8%)과 LG생활건강 죽염(13.3%), 아모레퍼시픽 송염(5.5%) 순이다.

문제가 된 메디안, 송염 브랜드는 대부분 한 번쯤 사용해봤을 정도로 대중적인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들은 ‘매일 사용하던 치약에 유해 물질이 들어 있다니 어떡하란 것이냐’, ‘이미 많이 사용했는데 환불로 끝낼 문제인가’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치약 11종에 대해 전량 회수를 결정하고서 구체적인 회수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7일 “구체적인 회수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문제가 된 모든 제품에 대해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물세트로 받거나 영수증이 없는 경우에도 제품만 있으면 환불이 가능하도록 판매처들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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