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농심과 특별 인연…삼양식품과는 악연인가

김기춘, 농심과 특별 인연…삼양식품과는 악연인가

입력 2017-02-04 09:08
수정 2017-02-04 09:0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불과 얼마 전까지 농심과 맺어온 ‘특별한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2008~2013년 농심의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재직하다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으며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인 지난해 9월 또다시 같은 직책을 맡았다가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자 자진 사퇴했다.

문제는 김 전 실장이 농심의 라이벌인 삼양식품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혔던 이른바 ‘공업용 우지(牛脂) 파동’ 당시 검찰총장으로 재직했었다는 점이다.

군사정권 시절 엘리트 검사로 승승장구하던 김 전 실장은 노태우 정권 시절인 1988년 12월부터 1990년 12월까지 제 22대 검찰총장으로 재직했다.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우지를 라면 등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삼양식품 등 5개사 대표와 임원 10명을 구속 기소했던 ‘공업용 우지 파동’은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1989년 11월 발생해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사건으로 삼양식품은 직원 1천여명이 회사를 떠나고 사회적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이 격감해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가 나는 등 치명타를 입었다.

더욱이 이 사건은 8년 뒤인 1997년 8월 대법원이 삼양식품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였다는 것이 판명됐지만 이미 삼양식품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은 뒤였다.

이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 농심이 2008년부터 김 전 실장을 수백만원의 급여를 주는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위촉한 것이 ‘보은(報恩)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1992년 대선 당시 부산·경남지역 기관장들과 부산의 한 복국집에서 동향(同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모의하며 ‘우리가 남이가’란 유행어를 낳기도 했던 김 전 실장은 역시 동향인 신춘호 농심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회장은 경남 울산 출신으로 부산 동아고와 동아대를 나온 인물이다.

김 전 실장과 신 회장이 바둑을 통해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있다.

김 전 실장은 한국기원 부이사장과 고문을 지냈을 정도로 바둑을 좋아하는데, 1999년부터 한국기원과 함께 ‘농심신라면배 세계 최강전’ 바둑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바둑 애호가인 신 회장과 취미가 맞아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과 경남고 동문인 박준 농심 대표이사가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농심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을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영입한 것은 ‘우지 파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당시에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었다”며 “김 전 실장을 영입한 건 농심이 바둑대회를 개최한 인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농심은 또 김 전 실장의 법률고문 시절 급여가 월 1천만원이라는 건 낭설이며 2008~2013년까지는 월 200만원, 지난해 9~11월에는 월 3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