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계열사 ‘사피온’ - KT 투자 ‘리벨리온’ 합병 시동
기업가치 수조원대 달할 듯“NPU 시장 글로벌 선점전 치열
향후 2~3년 AI 반도체 골든타임”
3분기 중 계약… 연내 통합 계획
리벨리온 측, 합병법인 경영 담당
사피온. 사피온 제공
12일 SKT와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대표기업 설립을 위해 SKT의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T와 리벨리온은 “AI 작업을 위한 신경처리망장치(NPU) 시장은 산업 전반의 AI 접목과 함께 빠른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기업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향후 2~3년을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3분기 중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경영은 리벨리온이 담당한다. 대표는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으나 리벨리온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리벨리온의 전략적 투자자인 KT 역시 이번 합병에 뜻을 모았다. KT는 KT클라우드 등 계열사와 함께 리벨리온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리벨리온에 대한 KT그룹의 누적 투자금은 665억원이다.
리벨리온은 2020년 박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창립 후 2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중 지난해 출시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상용화에 성공해 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도입됐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삼성전자와 협력해 초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이번 합병으로 최대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한 분사 기업으로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지난해 8월 600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국내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팹리스 기업들이 주를 이뤘는데 팹리스 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규모가 바탕이 될 필요가 있다”면서 “(팹리스 영역에서의) 스타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2024-06-13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