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여는 아침] 아직 늦지 않았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아직 늦지 않았다

입력 2016-02-14 18:00
수정 2016-02-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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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무렵 경상 감사(한효순으로 추정)가 일본 대마주 태수 도요토미 요시토시(豊臣義智)에게 보낸 답신에 나오는 말입니다. 한반도를 초토화시킨 대전란은 일단락되었지만, 아직 전운이 감돌던 당시, 중국이 나서서 양국의 화친을 추진하는 중이었습니다.

도요토미 요시토시가 보내온 편지 내용은 전란의 책임을 일본 본토와 우리나라에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구구절절 자신들의 무죄를 변명하여, 오직 차후의 불이익을 모면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경상 감사는 질책을 최대한 자제하고 시종 회유하는 말로 일관하다가, 앞의 구절로써 일침을 놓고 글을 맺었습니다.

처음의 실수를 나중에 만회하는 것을 ‘상유지수’(桑楡之收)라고 합니다. 이는 중국 동한 때 풍이(馮異)가 적미(赤眉) 군사를 효산 아래에서 대파하자 광무제가 치하하는 글을 내리기를 “동우에서는 잃었지만 상유에서 거두었다고 할 만하다” 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합니다.

동우(東隅)는 동쪽 모퉁이로 해가 뜨는 곳이고, 상유(桑楡)는 뽕나무와 느릅나무로 이들 나무 끝에 서쪽 해가 남아 있다고 하여 해가 지는 곳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동우와 상유는 일로는 처음과 끝이 되고 인생으로는 초년과 노년이 되므로, 옛사람의 글에 다양한 의미로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한효순(韓孝純·1543∼1621)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면숙(勉叔), 호는 월탄(月灘), 본관은 청주.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왜군을 격파하고 군량을 조달하였다. 통제사 이순신과 함께 수군 강화에 힘썼으며 전선을 만들어 해상 방비에 공을 세웠다. 경상도 관찰사, 순찰사 등을 거쳐 좌의정에 이르렀다.

오세옥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16-02-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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