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대현 KBS 새 사장, 공영방송 비전 제시해야

[사설] 조대현 KBS 새 사장, 공영방송 비전 제시해야

입력 2014-07-11 00:00
수정 2014-07-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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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 해임 후 공석이던 KBS사장에 조대현 전 KBS 부사장이 그제 KBS이사회에서 과반의 표를 받아 내정됐다. 길환영 전 사장이 세월호 참사 보도 등과 관련해 청와대 등으로부터 외압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의혹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과 함께 지난 5월 시작된 KBS사태가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KBS 노조는 그간 고대영 전 KBS보도본부장과 홍성규 전 방통위원의 사장 선임에 대해서는 파업을 경고하며 “절대불가”를 외쳐왔다. 우리는 이제 KBS가 외부 권력에도, 노조에도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는 조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다고 본다.

조 사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1978년 KBS 공채 5기 PD로 입사했다. TV제작본부장 때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등 시사·개혁 프로그램을 폐지해 비판받았고, 이에 2009년 KBS PD협회의 신임투표에서 74%의 불신임을 받은 적이 있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부임하자 부사장에 발탁됐고, 그 시기에 ‘심야토론’의 정관용을 비롯해 ‘스타골든벨’의 김제동 등 대중적 인기를 모은 진행자를 교체해 ‘특정인사 찍어내기’ 의혹을 야기한 적도 있다. 그가 사장직에 공모하자 KBS노조는 ‘KBS사장 부적격자’로 지목하며 반대를 공식화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국민이 낸 시청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 KBS가 관영(官營)방송이어서도 안 되지만 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노영(營)방송이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럼 점에서 언론계와 학계·시민사회에서는 여당 추천인사 7명, 야당추천인사 4명으로 구성된 KBS이사진이 선임하는 현행 사장 임명방식으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물론 내부 반발로 야기될 ‘제2의 길환영’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광범위하다. 이번 사장 선출부터라도 ‘특별다수제’ 도입을 요청했으나 관련 법 미비로 실행되지 못했다. 공영방송체제를 가진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 실행 중인 특별다수제인 만큼 방송법 개정으로 적극 반영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공영방송 사장 선출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KBS이사회에서도 이사들이 조 내정자와 후보자들에게 ‘국장 임명동의제’와 ‘국장책임제’ 등을 도입할 용의가 있는지를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방송이 공익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독립은 물론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4-07-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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