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생각대로/박대출 논설위원

[길섶에서] 생각대로/박대출 논설위원

입력 2010-06-17 00:00
수정 2010-06-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출근길은 전단지와의 전쟁이다. 지하철 입구 계단은 주 전쟁터다. 주는 이는 둘로 나뉜다. ‘선수’들이 많다.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다. 전단지를 마구 들이댄다. 길을 막아서기도 한다. 그들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다. 가끔 초보가 있다. 머뭇거리거나 부끄러워한다. 아침에 한 초보를 봤다. 길 가는 이가 외면하자 난감해한다. 괜히 안쓰러웠다. 그에게 물어봤다. 한 시간에 1만원 받는다고 했다.

시민 표정도 엇갈린다. 혹은 맥없거나, 혹은 활기차다. 전자는 주로 전단지를 피한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외면한다. ‘선수’가 막아서는데도 게걸음으로 빠져나간다.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쓰는 이도 있다. 부정이 엿보인다. 후자는 다르다. 여유와 배려가 읽힌다. 긍정이 깃들어 있다.

긍정의 힘. 요즘 화두다. 어릴 적 캠페인이 생각난다. 스마일운동이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란 해석도 배웠다. 웃으며 전단지를 받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 일상은 어떨까. 생각대로 되지 않을까. 나한테 물어보는 말이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2010-06-1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