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유엔 연설 때 영어 사용했다고 고발돼

파키스탄 총리, 유엔 연설 때 영어 사용했다고 고발돼

입력 2015-10-25 19:37
수정 2015-10-2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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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지난달 유엔본부에서 영어로 연설한 것을 놓고 고발이 접수돼 찬반 논란이 인다.

25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한 자히드 가니라는 남성은 샤리프 총리가 유엔에서 국어인 우르두어가 아닌 영어를 쓴 것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부가 우르두어를 쓰도록 한 대법원 판결을 어긴 것이라며 ‘법정 모독’ 혐의로 고발했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파키스탄은 헌법에서 우르두어를 국어로 채택했으나, 주와 인종에 따라 20여개 언어가 사용되는 현실 때문에 헌법 시행일로부터 15년 내에 우르두어를 전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때까지 영어를 공용어로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키스탄에서 공용어로서의 영어의 지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역대 파키스탄 총리도 대부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르두어가 아닌 영어로 연설했다.

이에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달 8일 “헌법에 따라 연방·주 정부 지도자와 관리는 연설이나 공식 회담에서 영어가 아닌 우르두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총리를 고발한 가니는 이런 판결이 나왔는데도 총리가 유엔에서 영어로 연설한 것은 법원을 공개적으로 경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르두어 시인이자 카라치 대학 교수인 사하르 안사리는 “샤리프 총리의 영어 연설은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이 이번 유엔 총회에서 힌디어로 연설한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고 일부 네티즌도 “여러 지도자가 국어인 우르두어를 사용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며 이 같은 의견을 지지했다.

하지만 상당수 네티즌은 파키스탄에서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총리가 유엔에서 영어를 쓴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안쿠시라는 네티즌은 관련 기사에 댓글로 “국제적인 청중을 상대로 국제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왜 나쁜가”라고 지적했으며 카짐이라는 네티즌은 “영어를 공용어로 유지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 비해 파키스탄에 경쟁력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르두어 사용인구가 파키스탄 전체 인구의 8%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헌법상 우르두어 전용 추진 규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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