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팀, 효모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 성공

스위스 연구팀, 효모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 성공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5-07 10:54
수정 2020-05-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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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 될 것”‘역유전학’ 기술 이용…“인공 바이러스 유출 안 되도록 해야”

스위스 과학자들이 빵이나 맥주 제조에 쓰이는 효모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스위스 베른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역유전학’ 방식으로 코로나19 복제에 성공했다.

이론적으로 생명공학자들은 한 생명체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벽하게 파악하면 그 생명체를 재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들은 짧은 유전체 염기서열을 지닌 몇몇 간단한 유기체만 합성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체 길이가 다른 대부분의 바이러스보다 길어 최고의 설비를 갖춘 실험실에서도 이를 만들어내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연구진은 ‘맥주효모균’에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았다.

‘양조효모’라고도 불리는 이 균은 수천 년 동안 와인, 맥주, 빵 등을 만드는 데 사용돼 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14개의 조각으로 나눈 후 이 유전자 조각들을 생명공학 기업으로부터 사들였다.

이후 이 유전자 조각들을 효모 안에 집어넣었는데, 이 효모는 유전자 조각들을 하나씩 결합해 완전한 유전체를 형성했다.

다만 이 인공 유전체는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세포를 감염시킬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를 이용해 이 인공 유전체를 세포에 주입해 바이러스 감염을 모방하도록 했다.

일단 세포에 들어가자 이 바이러스 유전체는 완전한 형태를 갖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복제하고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효모 기반 기술을 이용하면 염기서열 데이터를 얻은 후 일주일 안에 활동적인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며 “이로써 과학자들은 임상 샘플이 없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변이가 잦은 탓에 컴퓨터 모델을 통한 예측이 어려웠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치료법과 백신 연구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양한 환경과 인종 등에 적응해 변이를 일으키며, 중국 과학자들이 발견한 변이만 5천771종에 이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공적인 합성에 성공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과학자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합성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텍사스대학 의과대학 갤버스턴 분원의 연구팀이 다른 방법을 이용해 인공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합성했다.

중국 푸단대학의 연구자인 장수예는 “역유전학 기술이 매우 어려운 탓에 이에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유럽 일부 국가 등으로 한정될 것”이라며 “인공적으로 합성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도록 연구소 보안을 빈틈없이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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