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범죄 증거 없애려 점령지 시신 소각”

“러시아, 전쟁범죄 증거 없애려 점령지 시신 소각”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4-07 17:10
수정 2022-04-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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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a 통신 등 보도…“러군, 이동 소각장 이용”

“러군, 사살한 민간인 시신 불태워 없애”
보이쳰코 “새로운 아우슈비츠이자 마즈다네크”
dpa “주장 진위 확인 못해”
AP “5000명 이상 숨져…210명은 어린이”
젤렌스키 “그들은 나치”
불탄 차 안의 민간인 시신 수습하는 우크라 군인들
불탄 차 안의 민간인 시신 수습하는 우크라 군인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부차의 거리에서 검게 탄 차 안에 방치된 민간인 시신 4구를 수습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이 마을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2.4.6.
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 의혹을 받는 가운데 전쟁 범죄 증거를 없애려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이동 소각장’을 이용해 마리우폴에서 자신들이 사살한 민간인 시신을 불태워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한달 이상 집중 포격·공습을 가해 대부분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AP통신 홈페이지. 2022.04.07
미국 AP통신 홈페이지. 2022.04.07
보이쳰코 시장은 6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이것은 새로운 아우슈비츠이자 마즈다네크이다”라고 나치의 집단 수용소를 언급했다.

아우슈비츠와 마즈다네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 있는 독일의 유대인 강제 수용소로 제노사이드가 이뤄진 곳이다.

보이쳰코 시장은 마리우폴에서 발생한 잔혹행위 일부는 현지 러시아군 지지 세력에 의해 자행됐다고 했다.

dpa 통신은 그러나 보이쳰코 시장의 주장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보이쳰코 시장은 또 최근 몇주간 러시아의 포격과 시가전으로 5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그중 210명은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또 병원에 쏟아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한곳에서만 50명이 불에 타 숨졌으며 도시기반 시설 90% 이상이 파괴됐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국제사회에 호소를 전했다. Команда Зеленського 페이스북. 2022.04.06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국제사회에 호소를 전했다. Команда Зеленського 페이스북. 2022.04.06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학살을 은폐하려 마리우폴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하베르투르크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도적 화물을 싣고 마리우폴에 갈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비극이고 생지옥이다”라며 “수십명이 아니라 수천명이 죽고 수천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숨기고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모두 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에서 범죄 증거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가족을 불태웠다”며 “어제 우리는 아버지, 어머니, 두 아이 등 숨진 새 일가족을 발견했다. 내가 ‘그들은 나치’라고 말한 이유다”라고 했다.

다만 “평화협상 없이 전쟁을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곳곳 격전 지역에서 인도적 통로를 대피한 민간인은 약 5000명으로 집계됐다.

dpa 통신은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말을 인용, 마리우폴에서 1100여명이 자가용을 타고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자포리자 쪽으로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약 2500명이 자포리자로 피했고 동부 루한스크에서도 1200여명이 대피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전국에 11개의 인도적 통로를 개방했다고 발표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철수한 뒤 부차에서는 민간인 최소 410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에게서 총상과 고문, 성폭력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를 위해 민간인들을 학살했다”고 규탄했다.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철수한 뒤 부차에서는 민간인 최소 410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에게서 총상과 고문, 성폭력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를 위해 민간인들을 학살했다”고 규탄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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