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日언론 보도와 달라… 日 관방장관 “총리가 판단할 것”
일본 국영 NHK는 아베 총리가 14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 발표할 아베 담화 원안에 ‘침략’, ‘사죄’, ‘통절한 반성’, ‘식민지 지배’ 등 4개 핵심 단어가 모두 명기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2차대전에 대한 일본의 ‘뼈저린 반성’을 언급하면서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부각시키는 한편 역대 내각의 기본적 입장을 이어받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는 게 NHK 보도의 요지다. NHK의 보도는 아베 담화 초안에 ‘사죄’ 표현이 빠졌다는 일본 언론의 기존 보도와는 엇갈린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리 담화에 대해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기본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사죄’, ‘침략’ 등 단어를 포함할지에 대해선 “총리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이번 담화와 관련, ‘지금까지 써 온 문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아베 정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관점에서 담화를 내고 싶다’며 문구 하나하나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키워드를 모두 포함시킨 것은 해당 문구를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 등의 논란을 피하고 자신의 진의를 정확히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아베 총리의 자문기구 ‘21세기 구상 간담회’는 지난 6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기존 아베 총리의 입장과 같은 “일본의 행위만 ‘침략’으로 단정하는 것에 저항이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교도통신도 이날 아베 총리가 담화에 ‘침략’이라는 문구를 포함할 의향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담화에서 거론할 ‘침략’이 ‘일본의 침략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공산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통신은 또 담화에 사죄 표명 문구를 넣을지에 대해 최종적인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8-1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