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화는 大중화주의 아니다”

“진짜 중화는 大중화주의 아니다”

입력 2010-10-09 00:00
수정 2010-10-0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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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를 찾아서】위추위 지음 미래인 펴냄

´현대의 루쉰´으로 불리는 문화학자 위추위(余秋雨)가 2000년대 초반 절필을 선언한 뒤 8년 만에 펴낸 문화비평집이어서 일단 눈길이 간다.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도래와 더불어 한족 중심 중화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화를 찾아서’(심규호·유성영 옮김, 미래인 펴냄)라는 책 제목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중화문화의 유구한 흐름을 되짚어 가면서 오히려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간다. 이는 최근 ‘대국굴기’를 모토로 중국인을 현혹시키고 있는 배타적 대중화주의에 대한 학문적 반격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제부터 내가 쓴 문화산문은 모두 이 책의 문자와 표제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혔을 만큼 지난 40년간 중국문화사 연구에 매진해온 탐구의 역정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대의 하·상·주 시대에서부터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 중화문화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과 인물들을 망라해 담았다.

대국주의, 대중화주의는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오래된 흑백논리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중화문화는 오히려 외부 문화의 적극적인 흡수 및 융화를 통해 꽃피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화 정신의 밑바탕이 된 공자와 노자, 묵자, 주희, 중국 역사상 최초로 개인의 형상으로 출현한 시인 굴원, 세속의 공명과 탐욕을 벗어나 고원(高遠)한 마음의 경지를 펼쳐보인 도연명, 시인 이백과 두보 등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중국 사상가·문호들을 비롯해 거란족 출신의 명재상 야율초재, ‘홍루몽’의 작가 조설근, 왕의영, 유악, 나진옥, 왕국유, 파금 등 많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을 통해 중국문화사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렇듯 중국문화의 고갱이를 창출해낸 현인들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에서는 저자 특유의 문재(文才) 냄새가 폴폴 난다. 중국 역사에서 명멸했던 여러 왕조와 영웅호걸들을 씨줄과 날줄로 만나볼 수 있다는 덤도 있다. 2만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2010-10-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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