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당 창업주 별세…67년 ‘그 맛’ 지킨 제빵왕

태극당 창업주 별세…67년 ‘그 맛’ 지킨 제빵왕

입력 2013-07-15 00:00
수정 2013-07-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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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대신 ‘직영’ 고집한 최고(最古) 제과점

“내 자식들에게 먹일 수 있는 빵, 그런 빵과 과자를 만들어야 해.”

그가 평생 입버릇처럼 하던 이 한마디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 ‘태극당’을 만든 경쟁력이 됐다.

이 원칙 하나로 67년간 태극당을 이끌어온 창업주 신창근(93)씨가 지난 12일 오후 9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때 장인을 도와 태극당에서 일한 셋째 사위 김응서(66)씨는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세워놓은 원칙 하나만은 철저했던 분이셨다”라며 “친구를 좋아하시고 술도 참 좋아하셨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15일 유족 등에 따르면 신씨가 태극당을 창업한 것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이다.

해방 이전 일본인 제과점에서 일했던 신씨는 해방이 되자 주인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두고 간 장비를 받아 서울 중구 명동에 제과점을 열고 ‘태극당’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그가 만들어 팔 수 있었던 것은 ‘셈베이’라고 불렀던 일본식 과자나 유가 사탕 등 캔디류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태극당은 ‘만남의 장소’로 당시 젊은 남녀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특히 당시는 보기 어려웠던 동전을 넣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도 설치돼 있어 소위 ‘명동 멋쟁이’로 통했던 예술인들도 자주 찾아 낭만을 즐기던 곳 중 하나였다.

제과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그는 우유, 계란 등 제과의 원료를 직접 조달하기 위해 낙농업에도 뛰어들었다. 1968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격려차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그의 농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태극당은 이곳에서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의 장충동 태극당을 포함, 종로와 혜화동 등 서울시내 10여곳의 지점도 생겨났다.

신씨의 둘째 아들 승열(56)씨는 “당시 태극당은 남녀들이 선을 보는 장소로 손꼽히는 장소 중 하나였다”라며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씨도 이곳에서 선을 봤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1970년대 후반 서울 강남에 제빵공장을 세우고 태극당 프랜차이즈 사업도 추진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엄격한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기존의 직영 체제를 고집했다.

1980년대 후반 태극당 지점 확장이 잠시 주춤한 사이 많은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신상빵’을 내걸고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셈베이’와 ‘모나카 아이스크림’ 생산을 고집했던 태극당은 그렇게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결국 10여곳에 달하던 태극당 지점은 현재 장충동, 돈암동, 불광동에 단 세 곳만 남았다.

과거에 비해 인기는 많이 떨어졌지만 태극당은 1960∼7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어르신들에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타임캡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나오는 이 시대 수십 년 전의 맛을 그대로 지키는 태극당의 존재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셋째아들 승열 씨는 힘주어 말했다.

”노인분들이 태극당에 와서 ‘이곳만큼은 정말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프랜차이즈를 했으면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서 지킬 수 있었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태극당을 이끌어 주신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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