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국조 차단 위해 사전 교감설도
새누리당 친이(친 이명박)계가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한 여야간 합의에 강한 불만감을 표출하고 있다.국가 정책인 자원외교는 국조 대상도 안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야당은 강경파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자원외교를 정치적 희생물로 삼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해진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원외교는 성공률이 높을 수만은 없고, 거대한 비리가 드러난 것도 없다”면서 “합리적 평가의 틀에서 벗어나서 전직 대통령과 정권에 모욕을 주려는 것은 정치 보복”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에 대해서는 “거릴낄 것은 없지만 정부 정책 때문에 대통령이 나온다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10개 투자해서 1개만 성공을 해도 대박났다고 하는 게 자원외교”라면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책 전환이 되거나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은 “여야의 당내 이해관계에 따른 주고받기식 협상에 전 정부를 제물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친이계가 극도의 거부감을 느끼는 4대강사업 국조를 쳐내기 위해 절충점을 찾은 협상 전략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전 대통령도 최근 주변에 “오히려 잘됐다. 차제에 설명도 하고, 밝히고 지나가면 될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특임장관을 역임한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협상 타결 전인 지난 10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무실을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이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일이자 생일이어서 인사차 방문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설명이지만 현 여당 지도부의 입장과 여야 협상 상황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친이계와 여당 지도부가 협상 내용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해외자원개발이 원래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서 역대 정부 실적과 비교해 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새누리당의 인식이다. 요컨대 야당이 공세를 펴면 김대중 정부 때 인물과 자료도 전부 끄집어 내 비교해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자원외교 국조를 하려면 역대 정부 다 뒤져야 하고,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공무원과 기업까지 조사를 해야 하는데 그럴 권한도 없다”면서 “어차피 여야간 공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따지고 보면 당시 자원외교의 핵심 부처인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친박(친 박근혜)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만큼 오히려 현 정부로 타깃이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