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받지 못한 TK 의원들… ‘정치적 시그널’ 있나

‘초대’ 받지 못한 TK 의원들… ‘정치적 시그널’ 있나

장세훈 기자
입력 2015-09-08 01:00
수정 2015-09-08 01: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朴대통령 대구·경북 방문 안팎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대구·경북(TK)을 방문한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한 명도 행사에 ‘초대’를 받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현장 행보 과정에서 여당 현역 의원들의 참석을 배제시킨 게 이례적인 데다 정치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서울신문 8월 28일자 6면>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대구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번 업무보고는 2013년 강원과 인천, 경북 등 3개 광역자치단체 업무보고 이후 처음 열렸다. 또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것은 지난해 9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 이후 11개월 만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해 출범식 당시 대구 지역 의원 등과 오찬까지 함께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이를 놓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치적 의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반면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확대해석을 ‘우려’하는 상반된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국정과제에 집중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현장 행보를 할 때 의원들에게 오지 말라는 얘기는 늘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주변의 판단은 사뭇 다르다. 지난 6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파동 등으로 생긴 ‘과거의 앙금’이 작용한 것으로,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총선 등 ‘미래를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는 박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8·25 남북 합의와 중국 전승절 참석 등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 행진 중이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8월 31일~9월 4일 전국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0.4%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정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4%로.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50%대에 재진입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득표율(51.6%)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지율 상승은 곧 국정 장악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여당의 지지율 역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연동돼 있는 상황에서 당·청 관계 주도권까지 가져갈 수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날 행사의 정치적 의미와 관련, “여당의 독자 노선화 또는 당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고 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심층적으로는 (대구 의원들이) 자신의 지지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상징적 시그널이라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박(친박근혜)계,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의 관계가 향후 어떤 식으로 정립되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구 방문이 공천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도, 반대로 정치적 ‘오해’를 낳은 해프닝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5-09-0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