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전면금지 사실상 불가능”

“체벌 전면금지 사실상 불가능”

입력 2010-11-02 00:00
수정 2010-11-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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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감독·학부모 반응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초·중·고교의 체벌을 전면 금지한 첫날, 교내 체벌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운동부 선수들의 학부모와 감독은 “체벌 전면 금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면적인 체벌 금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감독과 코치들은 체벌 대체 방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가벼운 수준의 체벌마저 봉쇄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운동효과 높이려면 불가피”

서울시내 A초등학교 축구부를 지도하는 김모(29) 코치는 “운동부의 특성상 적당한 수준의 체벌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가혹한 체벌은 퇴출돼야 하지만 운동효과를 높이거나 팀워크 등을 위해서는 단체기합이나 체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B초등학교 축구부의 김모(37) 코치도 “학생들이 운동을 할 때의 기합도 그렇고, 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수업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등 나태한 모습을 보일 때는 체벌이 필요하다.”면서 “아이들에게 왜 체벌을 하는지 명확히 설명하고, 정해진 도구를 이용한다면 오히려 교육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초등학교 태권도부의 최모(33) 코치는 “운동부에서 해오던 단체기합이나 운동량 늘리기 같은 교육차원의 체벌도 금지한다는 것이냐.”면서 “체벌 대신 학부모 면담이나 학생 상담을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심각한 문제로 생각한 적 없 어”

운동부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체벌 전면 금지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운동부에서 폭행을 당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우리 애가 맞는 건 알고 있지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했다. 낮은 수준의 체벌이나 단체기합 등은 용인할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D초등학교 태권도부 선수의 학부모인 석모(33·여)씨는 “아이가 코치한테 벌을 받았을 때 집에 와서 억울하다고 얘기한 적은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서 “나도 우리 아이에게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맞는 것’이라고 교육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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