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

입력 2011-12-15 00:00
수정 2011-12-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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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청호 경사 ‘눈물 영결식’

“당신은 떠나가지만 의로운 행동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 이청호(41) 경사의 영결식이 열린 14일 오전 10시 인천 해경 부두. 이 경사가 늘 드나들던 이곳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 눈발이 간간이 흩날렸다. 해경 관현악단의 ‘장송행진곡’ 연주 속에 이 경사의 영정을 앞세운 유가족이 영결식장으로 입장하자 동료 해경 대원들을 비롯한 800여명의 조문객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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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에서 엄수된 고 이청호 경사의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을 따르던 이 경사의 부인이 오열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14일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에서 엄수된 고 이청호 경사의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을 따르던 이 경사의 부인이 오열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장의위원장인 모강인 해경청장은 이 경사의 영정 앞에 경장에서 1계급 특진을 명하는 임명장과 대통령 명의의 옥조근정훈장을 놓았다. 모 청장은 조사(弔辭)에서 “각종 흉기로 무장하고 우리의 바다를 노략질하는 불법 조업 선박들에 이 경사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대한민국 공권력의 상징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이 경사의 부인 윤경미(37)씨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최동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대독하자 유가족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친지의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영정 앞에 나온 윤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통곡했다. 장의 차량이 이 경사의 관을 싣고 화장장으로 떠나려 하자 큰딸 지원(14)양이 이를 말리면서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경사와 함께 중국 어선 진압 작전을 펼쳤던 ‘3005함’은 부두에 정박한 채 영결식 장면을 지켜보다 30초간 기적을 울리는 것으로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 경사의 유해는 인천시립 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치됐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1-12-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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