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지진 참사] “고통받는 고국에 도움 못 줘 죄책감… 지금은 신에게 기도할 수밖엔…”

[네팔 대지진 참사] “고통받는 고국에 도움 못 줘 죄책감… 지금은 신에게 기도할 수밖엔…”

최선을 기자
입력 2015-04-27 23:42
수정 2015-04-2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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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힌두교 사원서 만난 네팔인 디팍 나라야나

“지금 우리는 (힌두교의 최고신)크리슈나 신에게 기도할 수밖에 없어요. 고통에 빠진 동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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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인 디팍 나라야나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힌두교사원에서 더 많은 네팔인들이 대지진 현장에서 구조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네팔인 디팍 나라야나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힌두교사원에서 더 많은 네팔인들이 대지진 현장에서 구조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27일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해방촌(용산동 2가) 서울힌두교사원을 일찌감치 찾은 5명의 힌두교 신자들이 두 손을 모아 경건하게 기도를 올렸다. 이들은 네팔, 인도, 미국, 영국, 러시아 등으로 국적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크리슈나 신에게 절을 했다. 3년 전 네팔에서 한국으로 온 디팍 나라야나(30)는 “빨리 구조 작업이 마무리돼 한 명이라도 더 살려 달라고 기도했다”면서 “당장이라도 카트만두로 달려가 돕고 싶은데 뉴스만 보며 기다려야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나라야나는 지진 발생 하루가 꼬박 지난 26일에야 카트만두에 사는 여동생과 연락이 닿았다. “하루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아 밤을 꼬박 지새웠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가족과 동포들이 무사하게 해달라고요.” 다행히 나라야나의 부모와 두 동생은 목숨을 건졌다. 여동생과 남동생은 카트만두의 구조현장 등에서 배식과 청소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내 가족이 안 다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요. 지금은 모두 힘든 상황이니까요. 외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더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것 같아요.” 통화량이 많은 탓에 한국에서 네팔로의 전화 연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진이 이어진다는 보도에 가족의 안부가 걱정되지만, 무기력하게 카트만두에서 오는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 예배 중 여동생 전화가 걸려왔지만 30초 만에 끊었다. 그는 “우리가 오래하면 다른 사람들이 통화를 못 한다. 현지 상황을 모르니 ‘괜찮니’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나라야나와 함께 예배를 본 카말라 로이(50·여·인도)는 “참혹한 현지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인도의 가족들에게 들으니 카트만두에 텐트, 이불, 의약품 등이 부족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글 사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5-04-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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