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도 노숙인도 아니다…사각지대 속 ‘파란 눈의 방랑객’

난민도 노숙인도 아니다…사각지대 속 ‘파란 눈의 방랑객’

입력 2015-06-02 07:45
수정 2015-06-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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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출신 외국인 노숙인 ‘토머스’씨

”한국에서 돈 없는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난 남루한 차림의 60대 외국인 ‘토머스’씨는 2년 가까이 서울 거리를 떠돈 외국인 노숙자다.

그는 이스라엘 출신으로 레바논, 미국, 체코 등지를 돌아다니며 생활하다가 5년 전 영어교육 사업을 하려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이 기울고 동업자가 등을 돌리면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했다는 것이 그의 사연이다.

이후 길거리 생활을 하면서 몸 곳곳에 종양이 생기고 손을 떠는 등 건강이 악화됐지만 프랑스에 사는 아들은 자신의 사정이 더 급하다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들과 열흘 전에도 이메일로 연락했는데 아들도 아이들이 2명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한국에 올 수 없다고 하더라”며 “나에게 ‘아버지 기도하세요’라고만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포 지하상가에서 노숙하던 토머스씨는 올해 초 서울시 다시서기종합센터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서울역 인근 고시원에서 넉 달째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노숙인 주거지원은 3∼4달 정도여서 그가 받는 시의 지원도 이번 달로 끝난다.

토머스씨는 우선 불법체류자 신분에서 벗어나려고 지난주 출입국사무소에 난민신청을 했지만, 난민으로 등록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그는 “출입국사무소 직원이 신청자가 많아 심사에만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고, 난민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대만 국적 노숙인이 동사한 것을 계기로 2월부터 시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숙인을 파악하고 있다.

3월 기준으로 서울에 총 20명의 외국인 노숙인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7명은 서울역과 영등포역 일대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또는 대만인이며, 이외의 다른 지역 출신은 이스라엘에서 온 토머스씨를 비롯해 호주, 인도 국적자가 있다.

이중 인도 출신 노숙인은 최근 주한 인도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출신 노숙인은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이제야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이들과 같은 외국인 노숙자를 지원할 정책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인 이들은 강제추방에 대한 걱정과 언어 문제 때문에 노숙자를 위한 일시보호시설에도 들어가기를 꺼린다.

또 서울시를 제외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노숙자는 관리하더라도 외국인 노숙자는 몇 명인지 집계도 하지 않는다.

서울역의 다시서기종합센터팀 관계자는 “외국인 노숙자의 경우 불법체류자라는 점 때문에 다시 사회로 돌려보낼 방안도 막막하다”며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거나 난민 신청을 할 때 담당 부처와 업무가 연계되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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