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학 서울대 ‘부모학생’ 급증…2년만에 2명→54명

육아휴학 서울대 ‘부모학생’ 급증…2년만에 2명→54명

입력 2015-07-09 07:41
수정 2015-07-0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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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립대는 부모학생 지원 부족…학업·육아 병행 ‘이중고’

서울대가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부모학생’을 배려하고자 육아휴학 제도를 도입한 지 2년 만에 이 제도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크게 증가했다.

9일 서울대에 따르면 육아휴학을 한 학생은 이 제도가 도입된 2013년 1학기 2명에 불과했지만 그해 2학기 25명, 지난해 1학기 29명, 2학기 4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1학기에는 54명으로 불었다.

육아휴학이란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이 최장 4학기(지난해 12월 개정, 그전에는 최장 2학기)까지 휴학할 수 있는 제도다. 육아휴학은 일반휴학 학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육아휴학을 하는 학부생은 매 학기 1명에 불과해 실질적으로는 대학원생이 주로 이용하는 제도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 이용자가 많다. 2013년 1학기 1명에서 올 1학기 36명으로 급증했다.

남학생도 같은 기간 1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남녀가 함께 육아를 하는 세태가 대학가에서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관계자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운 부모학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휴학 규정을 개정한 후 실제 사용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남학생의 이용이 많아진 것은 남성의 육아 동참 세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기혼 대학원생이 2천여명임을 생각하면 육아휴학을 이용하는 대학원생 비율은 높다고 볼 수 없다.

시선을 대학 전반으로 돌리면 부모학생 지원 현실은 부실하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두뇌한국(BK)플러스 사업에 참여한 42개 대학 중 육아휴학을 운영하는 대학은 12개교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국·공립대였다. 임신·출산·육아를 위한 휴학제도를 운영하라는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국·공립대가 주로 반영한 탓이다.

사립대는 부모학생을 위해 지원하는 내용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학업과 가정을 양립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았다.

연구소가 전국 대학 및 대학원에 재학 중인 기혼 학생 28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아이나 가정을 위해 커리어나 학업을 포기, 중단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4%(152명)이나 됐다.

응답자의 35%(99명)는 학업 때문에 결혼을 후회해 본 적이 있고, 학업 때문에 자녀 출산을 후회해본 적이 있다는 이들도 37%(104명)에 달했다.

서울대 부모협동조합 맘인스누 서정원 대표는 “출산, 육아를 장려하면서도 20∼30대의 대학원생에게는 이런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며 “대학의 부모학생 문제를 사회문제로 바라보고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지원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서 대표는 “육아휴학 제도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보육시설,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해 부모학생들이 학업 중단을 경험하지 않고 육아를 하면서 학업에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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