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가장, “주인집 아줌마 덕분에…” 감동 사연 급속도로 확산

서울대생 가장, “주인집 아줌마 덕분에…” 감동 사연 급속도로 확산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02-19 14:24
수정 2016-02-19 14: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이 어려웠던 시절을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연을 털어놔 화제를 모으고 있다.

18일 서울대 재학생들의 익명 공간인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서는 한 익명 게시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군대 안 가냐?’라는 말이 나왔다”면서 “나는 군대를 안 간다”고 운을 뗐다.

이 학생은 “나는 가장이다. 엄마, 아빠는 둘 다 고아라고 했다”라면서 “그리고 내가 열 두 살때 두 분은 버스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곱 살, 두 살짜리 동생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새벽엔 배달을 하고 다섯 평 방에서 셋이 잤다”고 말했다.

이 학생에 따르면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과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지원비를 받아 동생들의 분유나 기저귀 등을 사면서 생활했고, 그러면서도 매달 5만원씩 저축을 했다.

그러다 몇 년 뒤에 세 들어 사는 주인집 아주머니가 학생을 앉혀두고 “너 대학 갈 거니?”라고 물었다고 한다.

학생은 “일하려고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아니야, 잘 들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 그래서 과외를 하렴”이라고 조언을 했다.

학생은 “(아주머니가) 어린 나이에 몸이 상하면 나중에 더 먹고 살기 힘들다고, 몸도 커서 다섯 평에서 자기도 힘들 텐데, 돈 많이 벌어서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이 아줌마 덕에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학생은 기회균형 선발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합격했다.

학교에 입학한 뒤 그는 과외 전단지를 만들었고 “한 달 만에 내 손에 60만원이라는 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생활비 장학금을 받고 정부에서도 여전히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은 동생들과 함께 이사를 할 수 있었다.

그는 “며칠 전 아줌마를 찾아갔다. 아줌마는 고생했다고 우리 등을 다독여주셨다”면서 “큰 동생은 이제 고3이다. 작은 동생은 이제 중학생이 된다. 그렇게 계산하더니 아줌마는 정말 빠르게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말했다.

결국 네 사람은 울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이 자리를 빌어,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아줌마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저는 이제 졸업을 합니다. 아줌마. 다 아줌마 덕분입니다.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이같은 사연이 담긴 게시글은 19일 오후 2시 현재 2만 67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980여 명이 공유하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