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외모평가 여전”…영화관 여성 ‘알바생’ 문제제기

“여성노동자 외모평가 여전”…영화관 여성 ‘알바생’ 문제제기

입력 2016-03-08 19:07
수정 2016-03-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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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는 예쁜 여자가 하는 거다.”, “너무 말라서 유니폼이 볼품없다. 가슴이 작다.”, “외모도 서비스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는 최근까지도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과 외모 품평, 부당한 대우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노조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명동 CGV 앞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영화관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등에서 일한 303명을 대상으로 했다. 남성이 17명, 여성은 278명으로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자 가운데 87%는 “영화관 알바생 면접 과정에서 외모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고 답했다.

면접관은 주로 여성 지원자의 헤어스타일, 화장, 안경착용, 피어싱·문신 등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생들은 대부분 ‘단정한 용모’를 요구받았고, 회사의 기준에 맞추지 않을 땐 벌점을 받거나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인신공격이나 모욕을 당한 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약 80%는 회사가 스타킹, 립스틱, 구두, 머리망 등으로 외모를 꾸밀 것을 강요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외모 꾸미기에 필요한 물품을 회사가 제공한 경우는 3%에 불과했다.

여성 알바생 중에는 붉은 립스틱을 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꼬질이”로 불리고, 결막염에 걸려 안경을 쓰려다가 매니저로부터 “미쳤냐”는 폭언을 들은 경우도 있었다.

‘여자가 화장하고 다녀야지’, ‘매표는 예쁜 여자가 하는 거다’, ‘외모도 서비스다’, ‘너무 말라서 유니폼이 볼품없다. 가슴이 작다’ 등 성희롱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은 “대형 영화관부터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차별과 외모 품평을 없애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여성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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