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에 벚꽃만”…서울대에 무궁화 심는 공대 교수

“국립대에 벚꽃만”…서울대에 무궁화 심는 공대 교수

입력 2016-04-05 07:19
수정 2016-04-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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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교수, 건설환경공학부 옥상정원에 무궁화 100여그루 심어

“왜 서울대 교정에는 일본의 국화인 벚꽃만 만발하고 우리 국화인무궁화는 잘 보이지 않을까 항상 아쉬웠습니다.”

식목일인 5일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건물인 35동 ‘옥상정원’에서 만난 한무영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이 정원에 무궁화를 심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 교수는 지난달 말 옥상정원에 무궁화 80그루를 심었고, 이날 25그루를 더 심는다. 또 80그루를 대학 본부에 기증했다. 본부는 4일 50그루를 학생회관 앞에 심었고 나머지를 캠퍼스 곳곳에 심을 계획이다.

그가 무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매년 4월 초 1주일에서 열흘 정도 피었다 지는 벚꽃과 달리 무궁화는 여름이 되면 100일 이상 꽃이 피는데다 우리나라 국화로서의 정기를 보여준다는 게 한 교수가 무궁화에 끌린 이유다.

서울대 교정에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이 만발해 감탄을 자아내지만 무궁화 나무는 본부 옆에 몇 그루만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면서 나부터 무궁화를 예쁘게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무궁화 심기에 나선 배경이다.

한 교수는 “집에서 무궁화를 키워보니 정말 예쁘고 좋더라”며 “무궁화를 보급하는 단체에 뜻을 말하니 무료로 기증받았고 기왕이면 옥상정원을 이용해보자는 생각에 심게 됐다”고 말했다.

‘옥상녹화’ 전도사이기도 한 한 교수는 2013년부터 35동 건물에 정원과 텃밭을 꾸미고 배추와 토마토 등 작물을 키워왔다.

재배에는 서울대 학생뿐 아니라 관악구 주민도 참여한다. ‘모두가 즐거운 초록 옥상(Everybody happy green roof)’이라는 별칭이 붙은 옥상정원은 ‘물-에너지-식량’의 우수한 연계성을 인정받아 작년 세계물포럼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 교수는 “옥상정원은 물을 가둬두는 역할을 해 홍수도 방지하고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는 한편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까지 준다”며 옥상정원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이곳에서 무궁화를 피우기 시작해 캠퍼스 전역에 퍼뜨린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한 교수는 “지난달 가져다 놓은 무궁화 가지에 벌써 이파리가 나기 시작했다”며 “이곳을 시작으로서울대의 모든 건물 옥상 일부에 무궁화 동산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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