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새까맣게 뒤덮은 중국 어선 “생태계 완전히 파괴”

연평도 새까맣게 뒤덮은 중국 어선 “생태계 완전히 파괴”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6-05 15:16
수정 2016-06-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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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경 경비정과 대치 중인 중국 어선들. 연합뉴스
한국 해경 경비정과 대치 중인 중국 어선들. 연합뉴스
“중국 어선들은 우리 바다를 완전히 파서 뒤집어 놓습니다. 꽃게만 씨가 마른 게 아니라 이 상태로 2∼3년만 가면 연평도 일대 해양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될 겁니다”

5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 남방 연평도 근해에 정박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연평도로 끌고 온 우리 어민들은 이날 집단행동이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니라 정상조업 중 돌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 어선 나포에 동참한 연평도 어선 해신호(9.77t) 선장 진종희(57)씨는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장을 파괴해 연평도 어민들은 굶어 죽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했다. 진씨는 “오늘 새벽에도 정상적으로 조업을 나갔다가 꽃게는 잡히지 않는데 연평도 앞바다를 새까맣게 메운 중국 어선들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어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는 북한과 접경한 섬 북쪽의 바다에는 우리 어민에게 조업이 허가된 어장이 없다. 연평도 북방 해상은 NLL과 불과 1.4∼2.5㎞가량 떨어져 있고 북한군 해안포와 함정에 항상 노출돼 있어 우리 해군이나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작전도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점을 노린 중국 어선들은 NLL과 연평도 사이 바다에서 며칠씩 불법조업을 하고 밤에는 닻을 내리고 휴식한다. 중국 어선들은 서해 NLL 남쪽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나포 작전에 나선 우리 해군이나 해경 경비함정이 보이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한다.

10㎞ 안팎인 서해 NLL을 넘어가는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날 새벽에도 연평도 북쪽 바다와 NLL 사이 해역에는 70∼100척의 중국 어선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선원들이 배 안에서 잠을 자다가 별다른 저항을 못하고 연평도 어민들에게 끌려온 중국 어선은 각각 22t, 7t짜리 목선이다. 배 안에는 선원 7명, 4명씩이 타고 있었고 잡어로 채워진 어획물 보관상자 3개가 우리 해경에 발견됐다.

해경은 이들 중국 어선이 자국 정부에도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어선이라고 설명했다. 진씨는 “우리 해경도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으로 고생하는 줄 알지만 오죽하면 어민들이 나섰겠느냐”면서 “죄가 된다면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해경은 NLL을 침범한 중국 어선 2척의 선원들은 현재 조사 중인 불법조업 여부와 관계없이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계획이다.

해경은 또 연평도 어민들이 우리 법을 어긴 중국 어선을 붙잡는 과정에서 항해가 금지된 NLL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 점은 형사처벌이나 행정처분 대상인지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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