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사고 전·후 한번도 망치 위치 안 가르쳐줘”

“버스기사 사고 전·후 한번도 망치 위치 안 가르쳐줘”

입력 2016-10-15 21:27
수정 2016-10-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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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 화재 사고 유가족 대책위 “부적절한 대처가 대형 인명사고 초래”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버스운전 기사가 사고 전·후 한 번도 승객들에게 탈출용 망치 위치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사고의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등이 구성한 울산버스사고피해자모임은 15일 울산 울주경찰서에서 관광버스업체, 전세버스공제조합 관계자 등과 만나 이같이 따졌다.

피해자모임은 “사고 책임은 운전사와 관광버스업체에 있다”며 “운전사는 관광 내내 승객에게 망치 위치를 안내하지 않았고, 소화기 관리를 부실히 해 화재 발생때 핀이 안 뽑힌 것이 대형 인명사고를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모임은 또 “부상자 말을 들어보면 사고 직후 승객들이 ‘망치가 어딨느냐’고 외쳤지만, 버스 기사는 아무 말 없었고 탈출을 위해 유리창을 깬 것도 부상자 중 1명이었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40명가량이 참여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고 관광버스 회사인 태화관광 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태화관광 측과 회의가 열렸지만,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가 나오지 않았다가 가족들이 항의하자 오후에야 해당 대표가 울주서로 찾아와 빈축을 샀다.

유가족 등이 버스 사전 점검 여부를 묻고 장례절차 지원, 조의(弔意) 플래카드 부착 등을 요구할 때마다 대표는 “실무적인 것은 잘 모른다. 실무 직원과 상의해 봐야 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화가 난 유가족 등은 “부하 직원한테 다 물어보고 할 거면 왜 대표하고 있느냐. 대표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분개했다.

회사 측은 사고 후 임시휴업 중이라고 했다가 유가족 중 1명이 직접 회사 대표전화로 “지금 여행을 갈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전화 상담원이 “가실 수 있다”고 대답하자 회사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교통사고 전과가 있는 운전기사를 채용한 것을 따지자 회사 측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회사 대표는 이날 회의 마지막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형식적인 사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무성의한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피해자모임은 이날 회사 측에 이번 사고의 책임을 인정할 것,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장례절차와 비용 책임질 것, 울산 곳곳에 조의 플래카드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전교육 실시자료 제출, 소화기 안전 점검 자료 제출, 차량 점검 상태 제출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요구 사항 이행을 약속했다.

피해자모임은 회사 측과 협의해 울산국화원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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