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서 일산화탄소 검출 안 돼, 내연남 구속영장 신청 예정
전날 전북 정읍 한 맥주 가게에서 발생한 여주인 방화치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인 내연남에 대해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경찰은 숨진 여주인이 일반적인 화재 현장에서 발견되는 시신 형태와는 다른 것으로 미뤄 살해된 뒤 불에 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6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6분께 정읍시 신태인읍 한 맥주 가게에서 A(47·여)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맥주 가게 복도에서 발견된 A씨는 몸 일부가 불에 그슬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A씨와 두 달 전부터 동거한 내연남 장모(61)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범행 8시간 만에 그를 붙잡았다.
장씨는 “여자친구가 자주 외출하고 외박도 했다”며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장씨가 A씨를 살해한 다음 맥주 가게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숨진 A씨는 연기로 인한 질식을 감별하는 혈액 검사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되지 않았고 화재 현장 시신에서 흔히 발견되는 저항흔적도 없었다.
그는 몸을 웅크리지 않고 복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 상태로 발견됐다.
A씨가 화재로 인해 숨졌다면 시신 상당 부분이 불에 탔어야 하는데 피부 일부만 그슬린 것도 석연치 않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우선 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이날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일반적인 화재 현장에서 발견되는 시신과 상태가 상당 부분 다르다”며 “일단 장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부검 결과 등에 따라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