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지적장애인 성폭행하고 ‘꽃뱀’ 무고 소송 건 목사

미성년 지적장애인 성폭행하고 ‘꽃뱀’ 무고 소송 건 목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12-16 13:53
수정 2019-12-16 13: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법원, 징역 4년 6개월 확정…5년간 취업제한
목사, 범행 전면 부인…무고로 피해자 고소까지
1심 “피해자에 집으로 오는 방법 문자로 알려줘”

미성년자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도 피해자가 ‘꽃뱀’이라고 주장한 목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으로 기소된 목사 박모(5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의 5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확정됐다.

박씨는 지난해 6월 아내가 잠시 외출한 사이 지적장애 2급인 피해자 A(17)양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가 교회에서 목사 박씨를 알게 된 지 나흘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박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A양이 먼저 연락하고 집에 놀러왔다”, “A양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심지어 박씨와 박씨 부인은 A양의 아버지를 상대로 고소 취하를 요구하면서도, A양이 박씨를 무고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능이 낮아 판단능력과 성적 자기보호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유인한 뒤 간음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 근거로 “박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임을 고려해 자신의 집까지 오는 상세한 방법을 설명해준 내용”이라고 밝혔다.

당초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A양의 지적장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이 드러나며 혐의가 ‘장애인 위계 간음’으로 바뀌었다.

박씨는 피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목회자로서 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신도들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 있음에도, 지적장애인인 피해자의 신뢰와 호의를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