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목 관아… 24일간 9만 2000명 다녀갔다

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목 관아… 24일간 9만 2000명 다녀갔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10-21 10:04
수정 2025-10-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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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하루 최대 관람객 8081명 기록
벽면에 재현된 탐라순력도 모습에 감탄사
외대문 종 조형물, 망경루 미디어파사드 등 인기
상인들 “물건 금세 동날 정도” …상가 매출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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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4일간 제주목 관아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전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이 총 9만 2000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사진은 제주목 관아 외대문에 걸려 있는 시간을 알리는 종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4일간 제주목 관아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전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이 총 9만 2000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사진은 제주목 관아 외대문에 걸려 있는 시간을 알리는 종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목 관아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게 빛났다.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4일간 제주목 관아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전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이 총 9만 2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전시는 지난 18일 2003년 복원 개관 이후 22년 만에 하루 최대 관람객 8081명을 기록했다. 올해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최고 기록은 지난 10월 7일 6712명이었다.

인천에서 온 관광객 김모씨(42)씨는 “벽면에 말 탄 인물들이 행차하는 탐라순력도를 주제로 한 장면에선 진한 감동을 느꼈다”며 “예전에 스치듯 낮에 다녀갔을 땐 몰랐는데 목관아가 밤이 되자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특히 제주목 관아 외대문에 걸려 있는 시간을 알리는 종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귤림당을 물들인 귤빛 홀로그램 팬, 고목이 말을 거는 듯 연출된 망경루 미디어파사드 등은 관람객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개막 전부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우련당 다도(청귤차)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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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 관아 미디어아트를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의 모습.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목 관아 미디어아트를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의 모습.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행사기간 동안 원도심 상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근에서 소품숍을 운영하는 상인 고모(50)씨는 “매대에 물건이 금세 동날 정도로 장사가 모처럼 잘 됐다”고 반겼다.

관광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야간 관광명소 조성과 원도심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탑동 인근에 쇼핑 왔다가 들렀다는 이은경(57) 씨는 “사람들이 북적거려 들어가보니 미디어아트가 너무 아름다웠다”면서 “제주에선 밤이 되면 볼거리가 거의 없어 아쉬웠는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행의 배경에는 완성도 높은 전시물과 치밀한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 제주공항 도착 터미널에 상영된 ‘펠롱펠롱 빛 모드락’ 홍보영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였다는 평가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미디어아트는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그 가치를 더 많은 이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며 “내년에도 제주목 관아를 원도심을 잇는 야간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목 관아는 관덕정(보물 제322호)을 포함해 국가사적 제380호로 지정돼 있다. 탐라국 이래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 행정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제주 목관아지를 1991년부터 1998년까지 4차례 발굴 조사한 결과 홍화각, 연희각, 우련당, 귤림당 등 30여 채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한편 국가유산청 미디어아트전은 강원도 철원(10월 26일까지), APEC이 열리는 경주(24일부터 11월 16일까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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