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만 내걸어도 7000만원·과태료도 감수…성수동 건물이 광고판된 이유

현수막만 내걸어도 7000만원·과태료도 감수…성수동 건물이 광고판된 이유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5-11-16 17:30
수정 2025-11-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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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건물 곳곳 현수막 걸이에 흡사 광고 거리
“사진 찍고 구경거리”vs“광고 많아 번잡”
광고 허가·안전문제 관리 지적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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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있는 건물에 한 브랜드 광고 모델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거리에는 건물 2층 위로 내걸린 초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있는데 광고 단가는 한 달 1200만~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진 기자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있는 건물에 한 브랜드 광고 모델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 거리에는 건물 2층 위로 내걸린 초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있는데 광고 단가는 한 달 1200만~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진 기자


“워낙 핫한 거리니 광고 효과가 얼마나 좋겠어요. 건물주도 현수막 걸고 한 달에 1000만원 넘게 받는데 안 할 이유가 있나요.”

부동산 중개업 대표 A씨는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 빌딩마다 빼곡히 내걸린 초대형 현수막을 보며 이렇게 설명했다. 주로 연예인 얼굴이나 광고 상품이 크게 찍힌 의류·화장품 브랜드 광고였다. 현수막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던 대학생 윤수현(22)씨는 “잘 꾸며둔 배경 앞에서 사진 찍는 것도 성수를 찾는 이유”라고 했다. 반면 인근에 사는 주민 신모(29)씨는 “어딜 가든 빌딩 대신 광고만 보이니 정신없어 보이는 느낌”이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성수동이 연말을 맞아 건물 외벽을 휘감는 현수막 광고물로 도배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젊고 힙한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이런 ‘광고 풍년’의 이유는 ‘수익’에 있다. 광고비만 한 달 1200~7000만원에 달해 건물주들이 2층부터 꼭대기 층을 비워두고 광고를 유치하거나 세입자의 임대료를 깎아주고 광고 현수막을 거는 곳이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형형색색 광고판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반응과 함께 광고 정식 허가나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등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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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있는 건물 외벽 2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우진 기자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있는 건물 외벽 2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우진 기자


성수동 부동산 중개업자 B씨는 “팝업스토어는 접근성이 좋은 1층이 아니면 수요가 적다. 1층 하루 임대료가 500만원 안팎인데 2층부턴 임대료가 1층의 10%도 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의 외벽 광고는 가로 5m, 세로 2.5m의 경우 한 달 기준 1200만원, 가로 12m, 세로 6.5m인 외벽 광고는 7000만원에 달한다. 연무장길에 가까워질수록 단가는 더 뛴다고 한다.

이중엔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 광고대행업체와 직접 상담해보니 “미리 알고 계셔야 한다. 과태료는 500만원 정도인데 이 경우 광고비에 포함하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성동구에 따르면 옥외광고물 중 유동광고물(벽보·현수막)에 대한 과태료는 2023년 262건에서 2025년 10월 340건으로 늘어났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수막이 우후죽순 늘면 단단한 현수막 지지대가 떨어지거나 차량을 덮쳤을 때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사고가 생기면 건물주나 광고주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등 관련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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