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전복 참사] “‘뒤쪽에 배 있는 것 같아’ 하는 순간 충돌…바다로 튕겨져 나가 스티로폼 잡고 표류”

[낚싯배 전복 참사] “‘뒤쪽에 배 있는 것 같아’ 하는 순간 충돌…바다로 튕겨져 나가 스티로폼 잡고 표류”

이하영 기자
입력 2017-12-03 22:14
수정 2017-12-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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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 생존자 인터뷰

“뒤에서 배 왼쪽 선미 들이받아
살아도 죄인 같고 마음 아파”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사고를 당해 인천 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 서모(37)씨는 3일 “출항해서 10분 정도 갔는데 배 뒤쪽에서 불빛이 보이고 1~2분도 안 돼 뭔가가 들이받았다”면서 “살아도 죄인인 것 같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서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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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1호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선창1호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사고 당시 상황은 어땠나.

-일행들이 ‘배 뒤쪽에서 불빛이 보이는데 배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아닐 거다’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깜깜한 데서 뭔가 나타났다. 배 앞부분이 확 보이더니 가는 방향으로 왼쪽 선미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우리 일행 3명은 바로 배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바다에 뜬 스티로폼을 잡고 10~15분 정도 표류했다. 충돌한 배에선 플래시를 비추며 수색을 했고, 우리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니 충돌한 배에서 크레인으로 그물망 같은 것을 던져 끌어올렸다.

→사고 당시 배의 불빛은 어느 정도였나. 시야는 어땠나.

-바로 배 앞이 보일 정도로 다가왔고 다급하게 소리치는 순간 튕겨져 나갔다. 잘 보이진 않았는데 배 옆면이 검은색이어서 어둠 속에서 분간하기 힘들다.

→해무는 없었나.

-새벽이어서 어두웠지만 시야가 아예 안 보이는 상황은 아니었다.

→안내 방송은 없었나.

-안내 방송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고 당시 어디에 있었나.

-갑판에 나가 있었다. 객실에 앉을 자리도 없었고 오래 안 간다고 해서 나가 있었다.

→구명조끼는 착용했나.

-모두 다 입었다. 출항 전 해경이 와서 확인하고 안전에 유의하라고 안전을 당부했고 주민등록증과 얼굴도 대조했다.

→음주자는 없었나.

-배에서 음주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마시지 않았다.

→낚싯배는 어떻게 타게 됐나.

-다른 배처럼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약했다. 친동생, 직장 동료와 함께 탔다.

→구조된 뒤 다른 사람이 구조되는 모습을 봤나.

-추워서 안에 있었고, 동생과 친구는 중간중간 내려다봤다.

→목적지는 어디였나.

-그날 상황에 따라 선장이 정한다.

→다른 생존자 송모씨는 상태가 좋지 않다는데.

-그분은 조금 늦게 구조됐다. 선실 안에 있다가 깨진 틈으로 본인이 스스로 헤쳐 나와 뒤집어진 배 위에 올라가 구조를 요청했다고 들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7-1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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