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으로 퇴보한 ‘캠퍼스의 봄’

30년 전으로 퇴보한 ‘캠퍼스의 봄’

최선을 기자
입력 2015-03-10 00:00
수정 2015-03-10 01: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성공회대 학내 사찰·서강대 진압 경찰 투입… 전국 학생 등 1300명 항의서한

신학기 대학 캠퍼스에 경찰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나붙고 있다. 지난 달 경찰의 서강대 학내 진입과 성공회대 사찰 논란으로 시작된 경찰 규탄 대자보가 경희대, 성균관대 등 10여곳으로 확산됐다.

이미지 확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병력의 학내 진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대학생들이 항의서한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병력의 학내 진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대학생들이 항의서한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경찰의 학원사찰에 반대하는 대학생 20여명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사찰 및 진압경찰 투입에 대해 경찰청장의 책임 있는 사과와 대학생 사찰 내역 공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학 내 경찰 투입과 학원사찰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개강 이후 일주일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받은 전국 121개 대학 소속 학생·교직원 1300여명의 서명이 담긴 항의서한을 경찰청 민원실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달 4일 서강대 캠퍼스에는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경제학 명예박사학위 수여에 반대하는 학생과 노동자들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 80여명이 투입됐다. 같은 달 11일 구로경찰서의 한 정보관은 성공회대 측에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가 사찰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날 청주대에서는 김윤배 전 총장 등 학교법인 재단 이사장과 면담을 요구하던 박명원 총학생회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달 24일 총학생회 명의로 성공회대에 처음 등장한 대자보는 개강 일주일이 지난 현재 서강대, 고려대, 경희대, 성균관대 등 10여곳에 붙어 있다. 개강 이후 성공회대 15학번 새내기들이 주축이 돼 “경찰의 학원사찰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 10여장을 붙였고, 서강대 학생들도 ‘경찰의 반민주적 학원 탄압에 저항하는 호소문’을 교내에 부착했다.

진압경찰 학내 진입, 학원사찰, 대자보 등 마치 1980년대로 돌아간 듯한 풍경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장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은 “경찰이 학교에 들어와 학생 개인의 활동을 묻는 것은 군사정권 이후에는 볼 수 없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준비에 바쁜 대학생들이 예전보다 검열이나 공권력 행사에 무감각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국가가 학생들의 자유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찰의 대학 내 활동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공공연하게 있어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5-03-1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