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히츠, 잔디 훼손해 페널티킥 실축 유도

골키퍼 히츠, 잔디 훼손해 페널티킥 실축 유도

임병선 기자
입력 2015-12-09 11:21
수정 2015-12-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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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구단으로부터 15만원 물어내라는 청구서 받아

 ‘뗏장 값 물어주면 되지 않나요?’

독일프로축구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문장 마빈 히츠(28)가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경기 도중 그라운드 잔디를 손상한 죄로 89.15파운드(약 15만 7800원)를 물어내라는 쾰른 구단의 청구서를 받았다고 영국 BBC가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즉각 히츠는 트위터를 통해 변상할 것이며 이 돈이 쾰른의 아동병원에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위스 대표팀 일원이기도 한 히츠는 지난 5일 라인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쾰른과의 경기 후반 16분 자신의 진영에서 상대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판정에 내심 불만을 품었다. 그는 주심이 골문을 살피러 간 틈을 타 스파이크를 교묘하게 돌려 페널티킥 지점 바로 앞 잔디를 훼손했다.

공교롭게도 안토니 모데스테가 페널티킥을 차려고 달려오다가 그만 미끄러지면서 제대로 킥에 힘을 싣지 못했다. 약하게 날아간 공을 히츠가 오른쪽으로 넘어지면서 손으로 쳐낼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이 히츠가 바로 모데스테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순간이다.

구자철이 선발 출전한 아우크스부르크는 6분 뒤 라울 보바디야가 결승골을 넣어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히츠의 교활한 술수는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쾰른 팬들은 패배가 히츠 때문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분데스리가는 히츠를 징계하지 않았지만 쾰른은 나중에 뗏장 값을 물어내라고 청구서를 보내기에 이른 것이다. 쾰른 구단은 뗏장 값과 수리에 2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청구 이유로 밝혔다.

이에 대해 히츠는 “그들이 농담 반으로 청구서를 보냈더라도, 그리고 우리 필드플레이어들이 문제의 뗏장을 훨씬 더 빨리 손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쁘게 돈을 물어낼 것”이라면서 “그 돈이 어디로 가는 게 맞느냐면, 내가 매년 기부하는 쾰른의 암스테르담 거리에 있는 아동병원에 가는 게 좋겠기에 쾰른이 영수증을 청구한 것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히츠는 아우크스부르크 구단이 잔디 수리를 돕도록 쾰른 구단에 제초기를 보냈다고 덧붙였는데 이게 조롱인지 진담인지 모르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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