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종류 한눈에 비교…상품 단순·중소형사 부담

가격·종류 한눈에 비교…상품 단순·중소형사 부담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5-10-21 23:04
수정 2015-10-2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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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슈퍼마켓’ 개발안 보니

금융 당국이 보험 부문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가칭)의 윤곽이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21일 ‘보험슈퍼마켓 개발안’을 입수해 들여다보니 ‘만 40세 남성,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싼 가격 순으로 정렬되며 같은 종류의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각 보험사 사이트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쉽게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장터’가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저가격 ‘미끼’ 상품을 내걸고 실제 계약을 맺을 땐 상담원이 특약을 내세워 비싼 상품을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앞서 손해·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4일 업계 실무팀을 불러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운영방안’ 업무설명회를 열었다. 홈페이지 개발안(초안)에 따르면 ▲단독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상품 6종을 온라인전용(CM), 방카슈랑스, 대면 방식 등으로 판매할 수 있다. 이용 방식은 이렇다. 예컨대 소비자가 ‘자동차보험’을 클릭하면 화면에 ‘회사명-상품-담보-보장금액-보험료-가입 가능연령’을 기재하는 화면이 나온다. 고객은 보험 종류에 따라 온라인(보험사 바로 이동)이나 전화(콜센터)로 가입할 수 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 구축하려고 했으나 아예 별도 사이트를 만들고 이름도 보험슈퍼마켓이 아닌 ‘햇살론’처럼 새로 짓기로 했다.

금융위는 보험 슈퍼가 활성화되면 보험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설계사 몫이 빠지는 만큼 온라인전용 상품은 통상 10~15%가량 보험료가 저렴하다”면서 “보험금을 받을 때나 궁금한 점 등이 있으면 설계사가 없더라도 보험사 콜센터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도 되레 줄어들 것으로 본다. 고객이 직접 주요사항을 채워넣고 가격 및 상품 비교를 통해 가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손상품처럼 보장내용이 거의 동일하면 가격만 비교해 저렴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경쟁 유도도 가능하다. 그간 보험상품과 가격이 ‘붕어빵’처럼 비슷했기 때문에 설계사가 많은 대형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매출이 큰 회사가 시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특화된 상품이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내놓으면 ‘대박 상품’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물건’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온라인전용(CM) 상품은 손보사 20여개, 생보사 30여개에 불과하다. 당국이 CM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나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한자리에서 여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보험 슈퍼의 장점도 이미 생보·손보협회가 동일한 비교공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차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최저가격 표출방식’이다. 보장성 보험이나 연금보험처럼 특약을 붙여 가입하는 상품은 보장내용이 동일하지 않으면 가격 비교 자체가 별 의미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 기준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보고 덜컥 가입했다가 나중에 특약이 붙게 되면 최초 가격보다 보험료가 오르게 돼 분쟁이 잇따를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 및 갱신, 공시이율 변경 때마다 (보험 슈퍼의) 내역을 바꿔줘야 하는데 각사 데이타와 자동연계된 게 아니어서 불편함이 따른다”면서 “인력이 적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은 물론 가격 경쟁력 모두 따라가기 힘든 만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5-10-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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