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에도 친구·지인 잃은 시민들 발길 이어져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떠내보낸 유족들은 다시 한 번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훔쳤고, 시민들도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번 참사로 어머니 김모(91)씨를 떠나보낸 A(59·여)씨 가족들은 조문객을 맞기 위해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참사 희생자수에 비해 밀양시내 장례식장이 턱없이 부족, 빈소를 아직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내일에서야 빈소에 자리가 난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며 “막내 사위쪽 지인이 합동 분향소를 찾는다고 조문객을 맞이하러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복을 입은 두 청년도 합동분향소를 찾아와 돌아가신 할머니께 헌화하고 영정 앞에 절을 올렸다.
두 청년은 “빈소는 따로 있지만, 이 곳에도 할머니 영정이 모셔져 있어 찾아와 인사를 드렸다”고 했다.
일부 유족은 고인의 영정 사진을 보자마자,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큰 소리로 흐느끼며 통곡했다.
이번 화재로 50년 지기를 잃은 시민, 친구의 어머니가 희생된 시민 등 각자의 사연을 담은 이들이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유치원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조문객들이 몰려 한때 줄을 길게 서가며 헌화를 할 정도였다.
이들은 영정 속 고인의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영정 사진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은 뒤에야 어렵게 발을 뗐다.
이날 오전 분향소에는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족 30여명도 찾아,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류건덕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유가족의 고통과 비극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저희가 빨리 와서 유족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전해드리고 부상자분들의 쾌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 빨리 달려왔다”고 말했다.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은 분향소에 이어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았고, 세종병원 참사 유가족들이 대책위를 꾸리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밀양시가 24시간 운영 중인 이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4천400명이 넘는 이들이 다녀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