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안 공조하기로 합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의 7일 3자 회동에서 여야가 국정의 동반자임을 확인함에 따라 새 정부 출범기 여·야·정 간 협력의 틀이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 “국회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박 당선인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여의도 정치’와의 소통에 첫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박 당선인은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고 줄곧 강조해 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메시지나 행보가 없었고, 민주통합당도 ‘이동흡·김용준 사태’를 거치며 박 당선인에 대한 공세로 전환했다. 사실상 ‘허니문 기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양측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이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의 3자 회담에서 민생 문제에 대한 적극 공조에 합의했다. 특히 문 비대위원장이 “(대선 때 민주당을 지지한) 48%의 국민을 잊지 말아 달라”고 주문하자, 박 당선인은 “잊지 않겠다. 그분들 다 품고 가겠다”고 말하는 등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 입장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을 통해 현안을 처리할 필요가 크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에서 벗어나 상생의 정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박 당선인과 여야 대표의 이날 합의에 따라 박 당선인의 민생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화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을 중심으로 34개 법률안을 임시국회 중점 처리 안건으로 마련한 상태다.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기한을 올 6월까지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비롯해 비정규직 차별 해소 관련 법안인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보호법’과 파견근로자 보호법 개정안이 우선 처리 대상이다.
민주당도 여야의 대선공약이 80% 정도 비슷하다는 판단 아래 공통적인 민생 분야를 중심으로 39개 의안을 1차 입법과제로 마련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입 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이 대표적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여야 공통공약 우선 입법’ 계획을 밝혀 왔으며 이날 회동에서 박 당선인에게 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검찰개혁과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등 핵심적 공통 대선공약에 대해 양측의 긴밀한 협조가 기대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3-0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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